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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무대 진출 일본인 감독이 말하는 유럽 이적, 일본축구와 차이

    오스트리아에 일본인 감독이 탄생했다

     



     

    유럽 5대 리그(EPL, 라리가, 세리에, 분데스, 리그앙)에 일본인 감독이 탄생하기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역사, 문화, 언어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 클럽 측에서 굳이 일본인 감독을 발탁할 이유가 없다. 일본 기업이 (5대리그의) 클럽을 인수하지 않는 한, 실현되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유럽 축구계안에서 스텝업 하고 있는 감독이 있다.열여섯 살에 독일 유학을 떠나 오스트리아 축구협회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모라스 마사키 씨(42세)다.

     

    그동안 오스트리아 명문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스태프, 우라와 레즈 코치, 빗셀 고베 코치 등을 지냈으며 올여름 마침내 '바커 인스브루크'의 2군 팀(이하 인스브루크 II로 표기)의 감독으로 발탁됐다.

     

    인스브루크는 오스트리아 2부 소속으로, 인스브루크II는 오스트리아 3부 소속. 즉 오스트리아 3부에 일본인 감독이 탄생한 것이다.

     

    개인적인 조사에 따르면 유럽 축구계에서 남자 3부리그 이상 일본인 감독은 지금까지 단 2명에 불과했다.

     

    2014년에 호시카와 타카시(현 INAC 고베 레오네사 감독)가 폴란드 3부의 콩코르디아 엘브롱의 감독을 맡았다.혼다 게이스케가 SV호른의 실질적인 오너였을 때, 하마요시 마사노리 (현 규슈 산업 대학 축구부 감독)가 2016년부터 약 1년간, 오스트리아 3부와 2부에서 감독을 맡았다.

     

    모라스는 그 뒤를 이은 세 번째다.

     

    "오스트리아 1부 클럽에서 코치 얘기도 들었지만, 저는 인스브루크에서 여자팀 감독을 했고, 그 때문에 구단 수뇌부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꼭 와 달라고 열심히 권유했고 믿음을 느껴 결정했죠. 필요한 것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의 육성입니다.  그동안 제가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전하겠습니다. "

     

     

    ◆ 일본선수들의 유럽 이적 경쟁자는 '아프리카, 북중미의 유망주들'

     



     

    유럽에서 일본인 감독의 탄생은 일본인 선수에게도 유리하다. 실제로 인스부르크에도 빠르게 이적이 실현됐다.

     

    6월 말, J리그 사간 토스 U-18 소속의 공격수 후타다 리오가 인스브루크 II의 연습에 참가해 테스트에 합격, 이후 임대이적이 결정됐다.

    후타다는 6월에 토스에서 J1리그에 데뷔한지 얼마 안된 고교 3학년의 선수다. 벌써 현지의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고 있다.

     

    일본인 감독의 존재에 의해 인스브루크는 일본인 선수의 새로운 유럽전진기지가 되는 것일까?


     

    그 말을 듣자 모라스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제가 일본인 선수를 키우고 싶고 클럽 측에서도 일본인 선수를 2~3 명 영입해도 좋다고 합니다.하지만 막상 얻게 되면 몇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되죠."

     

    인스부르크에는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영입,이적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부터도 수십명의 이야기를 전달 받았습니다만, 다른나라로부터의 영입제의도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레버쿠젠에는 U-23의 팀이 없습니다. 다시말해 U-19레벨에서 1군으로 승격할 수 없었던 선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가 없다. 그래서 인스브루크로 (임대어떤가?) 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역주: 볼프스부르크도 u-23팀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 홍윤상선수가 임대간 오스트리아 2부 장크트푈텐을 제휴구단으로 활용중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명문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도 U-23에 오르지 못한 선수의 영입제안이 있었습니다.새로운 유형으로는 아프리카와 북중미에서 영입제안입니다. 나이지리아 연령별 대표 선수와 캐나다 언더 연령별 대표 선수의 입단제의가 있었습니다. 즉 일본 선수들은 유럽 대륙의 젊은이들과 아프리카, 북중미의 젊은이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영어 못해? 그럼 필요 없어"

     

    타대륙에서도 영입제안이 쇄도해, 심상치 않은 수의 경쟁 상대가 있는것. 이 상황에서 또다른 장애가 되는 것이, 어학력 부족이다.

     

    "나와의 대화는 일본어로 괜찮지만, 팀 동료나 스탭과의 의사소통을 생각하면, 영어를 할 수 있는 편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클럽에 일본인 선수의 영입이 제안될 때는, (구단은) 대부분 '영어를 말할 수 있을까?' 라고 묻습니다. 만약 선수측이 '별로 이야기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 '그럼 필요 없다' 는 대답이 돌아오곤 합니다. 실제로 J1리그 한 구단 주전 선수를 오스트리아 1부 클럽이 잡으려는데 선수가 영어 회화가 어렵다고 해서 무산된 사례도 있습니다."

     

    ◆ 일본인은 싸지 않다. (북중미와 아프리카는 연대기여금을 안받는다?!)

     



     

    무엇보다 (일본선수의 유럽 혹은 오스트리아 이적에) 문제가 되는 것은 '육성 보상금(연대기여금)'이다. FIFA 규정상 23세 이하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그 선수가 12세에서 23세 사이에 소속됐던 클럽들에 대해 육성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육성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한다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 비록 이적료가 0원이어도 유망주를 영입할 때는 돈이 움직이는 것이다.

     

    일례로 카가와 신지가 세레소 오사카로부터 도르트문트에 이적했을 때, 이적금은 0원이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는 '육성 보상금'으로서 35만유로(한화 4억 5천만원)를 세레소에 지불했다(역주: 카가와는 16세부터 21세까지 세레소 오사카 소속)

     

    겨우 '몇 억원'이라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같은 '스텝업 리그'의 중소클럽에게는 큰 금액이다.

    마사키씨에 따르면, 이것이 이적 장벽이 되지 않도록 아프리카와 북중미의 클럽들은 "육성보상금을 안받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마사키 씨는 "아프리카나 북중미 선수들의 경우 '무조건 유럽에 가면 된다.그러니까 육성 보상금은 필요 없다' 라고 하는 스탠스입니다. 방금 전 예로 든 레버쿠젠의 이적제의도 육성 보상금은 필요없다는 쪽입니다. 아까 언급했던 레드불 잘츠부르크도 그렇습니다."

     

    "반면 일본은 대다수 경우 육성보상금을 제대로 청구하려 합니다.FIFA의 규칙에 근거한 당연한 권리입니다만, 아프리카와 북중미의 클럽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유럽 스텝업리그의 경영진은 '프로로서 활약한 경력이 부족한 일본인 선수인데도 돈이드네?' 라는 반응이 되어 버립니다. 유럽 축구계에서는 일본인은 결코 싸지 않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 연대기여금 0원이라니..북중미와 아프리카클럽들은 어떻게 벌까?


     

    왜 아프리카와 북중미의 클럽들은 준다는 돈을 필요없다고 말할까? 당연히 이들도 자선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육성보상금(연대기여금)과 별개로 벌어들이는 시스템이 있다.

     

    "퓨처세일(future sale)이라고 스텝업리그(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한 뒤, 다음에 5대리그같이 더 큰리그로 이적할 때 얻은 이적료를 나눠 가지기로 이적시 미리 결정해요.구체적으로는 계약서에 빅리그 진출시 스텝업리그의 구단이 얻는 이적료의 30%(셀온조항)를 북중미와 아프리카구단에 지불한다는 느낌으로 조항을 넣습니다. 단기적 이익을 버림으로써 유럽에 일단 진출시키고 나중에 얻어지는 수익을 장차 함께 벌자는 생각입니다."

     

    셀온 분배율을 30%로 설정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한 일본 선수가 J리그 클럽에서 오스트리아 클럽에 0원에 가입했다가 이적료 10억에 다른 클럽으로 이적한다면 J리그 원래 클럽에 3억원을 준다는 개념이다.

     

    인스부르크처럼 타대륙선수를 처음으로 영입하는 유럽구단에서는 연대기여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기대 대로 활약하면, 일본구단측도 육성에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전경영으로 알려진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들조차 코로나19 타격을 받아 매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나 슈가대디가 있는 일부 클럽을 제외하고, 영입비용을 얼마나 깎을지가 유럽 시장의 트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 여름, 미토마 카오루가 카와사키 프론탈레로부터 프리미어 리그의 브라이튼으로 이적해,  브라이튼과 구단주가 같은 벨기에 1부리그의 생지로워즈에 임대되는 것이 유력한 상태다. 이적료는 300만 유로(약 39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마사키씨의 말과 상충될 수 있다.

     

    하지만 브라이튼 구단주는 약 1조 8000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후루하시 쿄고의 빗셀 고베에서 스코틀랜드 1부의 셀틱 이적에 관해서는 이적료가 비공개로 되어 있다.

     

    ◆ "왜 '다나카 아오'가 독일 2부에 임대이적을 하나?"는 엇나간 지적이다

     



    마사키씨가 말한 '퓨처세일'의 또 다른 형태로는 임대를 활용한 방식도 있다.

     

    J리그의 구단으로부터 완전이적 옵션을 설정해 유럽의 구단에 선임대하고, 완전이적 후에도 해당 선수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경우 다음레벨의 클럽으로 스텝업 이적했을 때의 이적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가토모 유토가 FC도쿄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체세나에 임대 이적한 뒤, 인테르로 스텝업 했을 때, 이 방식이 사용되었다고 알려져있다.

     

    마사키씨는 "올 여름 다나카 아오선수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로 임대된다고 발표됐을 때, 일본의 팬들은 왜 J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가 독일 2부리그 정도에 임대이적으로 가야하냐는 불만이 나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19로 독일 클럽도 수입 감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마사키씨는 "독일 2부의 샬케, 뉘른베르크, 장크트파울리 등 1부 복귀를 목표로 하는 구단들의 단장들과 얘기해도 임대나 위약금 0원의 이적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설프게 독일 분데스 1부의 강등권 클럽에 가면 잔류 싸움에 휘말려 수비만 하다가 끝나죠. 그런 의미에서 다나카 아오 선수의 2부 임대이적 선택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J리그에서 임대료와 완전이적 옵션을 싼 금액으로 설정해 유럽에 가게만들고 대신 퓨처 세일로 차후 스텝업 시 얻는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이 지금의 유럽시장에 맞춘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강조했다.

     

    (역주: 다나카 아오는 일본 J리그를 재패한 팀 , 가와사키프론탈레의 98년생 주전 중앙미드필더로, 지난시즌 J리그 시즌베스트11도 들었습니다. 비유하자면 몇 년전 황인범 선수나 폼이 떨어지기전인 작년까지 원두재선수가 국내에서 받던 기대감 그 이상을 받는 선수정도라고 보시면됩니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에서 출전중입니다.)

     

    게다가 이적 시장에 선수가 남아도는 상태 지금, 유럽의 많은 클럽에서는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이라면, 독일 분데스리가 1부는 임대료 2억, 완전이적료 20억원이라고 해도, 그렇게 큰 투자는 아니었습다.근데 지금은 다릅니다."

     

    실제 독일 클럽들은 유스 아카데미 지도자 수를 줄이거나 버스 운전사 및 전력 분석관 수를 줄이는 등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마사키씨는 "게다가 선수 수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시장에 선수들이 남아도는 겁니다. 또한 남미나 동유럽의 영입이 최근 독일권에서 증가하고, 아프리카와 북미로부터의 제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일본인 선수들의 유럽 이적 장벽은 분명히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만약 J리그 클럽이 비싼 임대료를 책정하거나 높은 연대기여금을 요구하면 다른 나라 선수에게 이적기회가 돌아간다는 거죠."

     

    이어 그는 "J리그의 입장이라면, 애당초 인재를 해외로 유출시키고 싶지 않아할겁니다. 또한 젊은 선수가 어떻게든 이적하고 싶다면, J리그 구단이 가능한 한 큰 이익을 얻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면 시대에 뒤쳐집니다.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퓨처 세일'이라는 장기적인 투자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라운드 안과 그라운드 밖에도, 정보가 무기가 되는 시대이다. 유럽축구의 최신 트렌드와 지식이 들어온다는 점에서도 마사키씨같은 유럽파 감독의 존재는 엄청난 의미가 있다

     
    ◆ '유럽축구와 비교하면 J리그는 다른 스포츠다(?)'

     

     

    최근 일본 축구계에서 일고 있는 논쟁이 있다.

     

    '일본축구와 유럽축구는 아예 다른 경기(스포츠)인가?'

     

     


     

    논쟁의 발단은 우치다 아츠토의 은퇴 기자회견이었다. 19-2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 vs 파리 생제르맹의 다음 날에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우치다는 그 결승을 인용해 문제의식을 던졌다.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J리그 경기를 보면 다른 경기(스포츠)구나 싶을 정도로 내가 느끼기엔 차이가 있다."

     

    약 6개월 뒤 함부르크SV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사카이 고토쿠(빗셀고베)가 News Picks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갔다.

     

    "우치다 선배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그가 '(유럽리그와) J리그는 다른 스포츠다'라고 했는데, 유럽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것을 대변해 줬다고 봤습니다."

     

    "(J리그는) 우리끼리 리그에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하는 축구를 하고, 그 안에서 이기거나 강점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유럽 축구에 근접하려 한다거나 현대화된 유럽 축구에 근접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만약 일본 저널리스트나 평론가의 발언이라면 그렇게까지 조명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샬케에서 챔스 4강까지 가본 경험자와 함부르크 SV의 전 주장의 지적이었기 때문에, J리그의 팬에게도 해당 발언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 유럽파 일본인 감독이 본 유럽과 일본의 차이

     

    그럼 선수가 아니라 지도자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논쟁에 대한 의견을 듣기에 다시 모라스 마사키(42세)씨 만큼 적격인 인물이 없다.

    16세에 독일로 건너가 오스트리아에서 지도자 라이선스를 받고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스태프로도 활동, 지난달 오스트리아 2부 인스부르크의 2군팀인, 3부리그 소속 인스브루크II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J리그에서의 지도 경험도 풍부하여 2008년 11월부터 2010년 말까지 우라와 레즈 코치, 2019년 6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빗셀 고베의 코치를 지냈다.

     

    본지는 '유럽파 감독'의 마사키씨와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Q 마사키 씨는 빗셀 고베 코치 시절 사카이 고토쿠 선수와 함께 했죠.그때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나요?

     

    A 네, 바로 고토쿠 선수와 그런 얘기를 했어요. 저도 지도자로서 같은 걸 느끼고 있으니까요."

     

    Q 사카이 고토쿠 선수는 "(일본은) 해외와 비교할 때 너무 소극적입니다.수비도 너무 소극적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사키 씨는 어디에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A (타 문화권은 몰라도) 독일어권이라면 공 뺏기는 즉시 바로 공격이라는 인식이 있거든요.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액션을 일으켜 주체적으로 공을 빼앗으러(압박하러) 갑니다. 특히 오스트리아에서는 2012년 랄프 랑닉이 레드불 잘츠부르크 스포츠 디렉터가 된 뒤 더 거세게 공을 빼앗는 축구가 정착됐습니다.

     

    ◆ 일본의 (전통적) 압박은 '화장실 스타일'

     

    (랄프랑닉)

    "일본은 압박하러 가서 상대에게 다가가도 1m 정도 앞에서 멈춰서 발을 내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바라 보게 된다고나 할까요. 그건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일본의 육성 현장에서는 제껴지지 마라, 뺏기지 말라는 지시가 자주 날아가지 않을까요.

     

    "압박하러가서 1m 앞에서 멈추어 버리는 수비는 레드불에서는 '화장실 스타일'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양변기에 앉는 자세를 닮아서요. 모처럼 거리를 좁혔는데, 왜 멈춰 버리는 거냐고 호통을 듣습니다. 거기서 멈춰도 상대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아니란겁니다.스프린트로 공을 뺏으러 갔으니 그대로 공을 가진 선수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독일어로는 "reingehen"이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안으로 들어가라, 의역하면 상대방이 공을 잡고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라는 뜻이죠. "

     

    Q 몸이 심하게 부딪혀 파울이 될 수 있는데 팀 내 청백전에서 싸움이 나지 않습니까?


     

    "괜찮습니다.그게 일상이니까요. 전술적인 관점에서도, 만일, 1차압박의 선수가 제껴진다 해도, 그렇게까지 상대의 바운더리에 들어갈 수 있으면 볼 컨트롤이 반드시 흐트러지기 때문에, 2차압박, 3차압박으로 빼앗으러 가면 됩니다. 물론 이것은 나라에 따라 클럽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 리그에서는 4-4-2로 당겨 블록을 만들어 지키는 스타일이 일반적이어서 그렇게까지 전방 압박을 가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랑닉 방식이 널리 퍼지면서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볼 탈취가 중시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잃어도 바로 만회하러 가기 때문에 재압박 횟수가 무척 많은 리그입니다. 빼앗으러 가지 않는 선수는 나쁜 의미로 눈에 띕니다."

     

    ◆ J리그에서 '강한압박'을 실행하는 것은 어렵다?

     

    Q 마사키 씨가 빗셀 고베에서 코치로 있을 때 독일인 토어스텐 핑크(역주 :전 함부르크SV, FC바젤 감독. 12-13시즌 손흥민 지도경력)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독일 기준의 압박 강도를 일본에서 실행하는 것은 어려웠습니까?

     

    "데이터를 보면 사실 빗셀 고베는 2019년에 볼 탈취부터의 득점 수가 리그에서 많은 편이었어요. 예를 들어 공을 빼앗은 뒤 10초 미만 슛을 한 횟수는 리그에서 3위였고, 볼을 탈취한시점 그라운드 위치의 높이는 평균 리그 1위. 어태킹-써드 지역에서 태클로 인한 볼 탈취 수는 2위였습니다."

     

    "그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8연승을 할 수 있었고, 일왕배 우승의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클럽이 요구하는 점유도 실천한 데다가, 앞에서 부터의 공격적인 수비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고토쿠선수의 인터뷰 의미를 헤아려본다면, 일본에 있으면 있을수록, 선수 뿐만이 아니라, 지도자도 일본의 축구로 동화해 버리는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의식적으로, 더 선수의 마인드까지 모든 곳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제가 다시 J리그로 돌아간다면 그 점을 주의해서 지도할 것입니다."

     

    ◆ 공을 빼앗은 뒤의 액션도 다르다.

     

    Q 우치다 선수나 고토쿠 선수가 (유럽축구와 일본j리그는) 다른 스포츠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공을 빼앗은 국면에서의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일본에서는 J1도 J2도 전체적으로 볼을 소중히 하자고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빼앗은 후에도 볼을 패스로 조심히 연결하려는 의식이 강하고, 볼을 빼앗은 후 곧바로 리스크를 무릅쓰고 전진 패스를 넣는다고 하는 의식은 강하지 않습니다. 대학이나 고등학교 연령대에서도 같은 것을 느낍니다."

     

    "고토쿠 선수의 인터뷰에서도 J 리그 경기를 보면 빼앗은 후 한 번 천천히 이어가자는 의식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빼았으려는 액션과 빼았은 뒤의 액션, 이 두 상황의 강도와 우선순위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일본 축구계 모든 것이 변할 필요는 없다.

     

    Q 일본축구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국가전반에) 레드불 잘츠부르크적인 열기(압박강도)가 필요할까요?

     

    "자주 고토쿠 선수와도 얘기했지만 뭘 찾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J리그를 굉장히 좋아하고 J리그 축구는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일본 축구가 국가적으로 공을 소중하게 취급하는 것(점유율)에 중점을 둔다면, 그 점을 추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월드컵에서 결과를 남기고 싶다면, (압박) 강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축구라면 결과는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에서 상위권을 노리면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과 진검승부로 싸워야 하기 때문에 일본과 유럽 축구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축구계 전원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월드컵에 갈 선수는 몇 명 되지 않습는다.최종엔트리 23명을 위해 수백만 명을 바꾸는 어처구니없는 짓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의 축구 문화가 있고, 일본의 현장에서 오랜 세월 침투해 온 사고 방식, 감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소중히 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국제무대에서 결과를 남기고 싶은 선수는 유럽으로 나와 강도 높은 축구를 익혀 가는 게 좋겠습니다."

     

     

    ◆ 잘츠부르크 선수들은 새벽 2시에 깨워도 공을 사냥한다.

     

     

    Q 유럽으로 이적하면 몸도 사고도 적응해 자연히 강도가 높아진다는 말씀입니까?

     

    "그럴 만해요.일본에서 뛰어난 육성을 받고 젊은 나이에 유럽시장에 들어가, 타 국에서의 적응능력을 증명하고 커리어를 쌓아간다.그러면 틀림없이 높은 플레이 강도를 갖출 수 있을 겁니다."

     

    "일본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전 잘츠부르크의 미나미노 타쿠미 선수(현 리버풀)가 뛰어나게 능동적 수비 전술을 이행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미나미노 선수는 20살이 되는 타이밍에 일본을 떠났습니다."

     

    Q 젊었을 때 유럽에 가지 않으면 강도를 몸에 익히게 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일까요?

     

    "물론 개인별 의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으면 젊을수록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게 랄프랑닉의 생각입니다. 24세, 25세가 지나도 배울 수 있지만, 그 속도와 미백이 한정된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특히 24세 정도까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하다 보면 플레이 선택의 순서가 완성되어 버립니다.그것을 리셋 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랑닉은 예전에 선수의 멘탈리티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잘츠부르크 선수들은 새벽 2시에 두들겨 깨워도 공을 굴리면 바로 사냥 가는 습성이 있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까지 플레이방식을 침투시키기에는 역시 젊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 "18살, 19살이면 결혼할 나이는 아니잖아요"(도전하라)

     

    Q J리그에서 결과를 내고 유럽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을 배운다는 점에서는 10대 때 유럽에 장점이 있는 셈이네요

     

    "축구에서는 다양한 경력을 쌓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J리그는 플레이 레벨이 높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요. 저는 우라와와와 고베라는 J리그에서 훌륭한 구단에 있었는데 시설도 훌륭했고 메디컬, 팀매니지먼트, 운영 모두 하이레벨이었습니다. 선수들이 축구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오래뛰면서 자신의 실력을 연마하는 경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18살이 되면 모두가 유럽에 가야하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성격 부분에서도 어떤선수는 유럽에 맞고, 안 맞을수도 있죠. 유럽이라는 것은 각자 자기주장을 대놓고 말하는 곳이기에, 성격이 소극적인 선수가 (바꾸지 않고) 가면 망해 버립니다."

     

    Q 현실적인 얘기를 하자면, J리그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면 실력과 경험치가 올라가고 연봉도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연봉을 많이 받으면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2부에서 이적제안을 받았을 때 어떻게 느낄까요. 연봉이 크게 오르지 않고 거기다 선수가 결혼해 자녀도 있다면 경기에 나설지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가야 하는 걸까요?

    "J1리그의 상위권 클럽을 목표로 하는 편이 행복한 커리어가 될지도 모릅니다. 반면 만 18세, 19세라면 가정이 없지않습니까, 연봉도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일본 선수들이 좋은 점은 유럽에서 잘 안 돼도 J리그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겁니다.


    Q 교토 상가 U-18에 있던 자이젠 아츠시 선수(1999년생)가 2018년 인스브루크 입단테스트에 합격해 입단해 오스트리아 2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죠.현재 22살인데 그의 커리어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1년차는 2군팀에서 뛰었고 2년차에 1군으로 승격했어요.오스트리아안에서도 알려진 존재가 되어,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스카우트도 주목하고 있습니다.일본선수가 유럽에 스텝업을 하는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인스브루크 구단이 영입을 한 첫 번째 이유는, 그가 독일어를 미리 배우고 있던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장래는 독일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해 독일어 공부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단어 노트를 보여 주었는데 엄청난 양이 적혀 있었습니다.코치도 트레이너도 그와 함께라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럽진출에 있어 어학능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 일본의 유망주들이여, 오스트리아 무대를 적극 이용하라

     

    Q 올 여름 마사키 씨는 인스브루크의 2군팀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에게 어떤 곳을 추천하고 싶습니까?

     



    "최근 오스트리아 2부나 3부에서 유럽 5대 리그로 스텝업한 선수가 많습니다. 현재 볼프스부르크에 소속된 주앙 빅토르는 브라질에서 오스트리아 2부의 카프펜베르거 SV로 왔고, 이후 1부의 LASK 린츠로 이적한 뒤 호평을 받아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습니다."

     

    잘츠부르크의 실질적인 2군팀인 리퍼링은 오스트리아 2부에 소속되어, 우파메카노(바이에른), 슐라거(볼프스부르크), 라이머와 황희찬(RB 라이프치히)등이 경험을 쌓는 장소로서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올여름, 잠비아 대표팀 공격수인 패트슨·다카가 레스터시티로 이적했습니다.다카는 잠비아 1부리그에서 뛴 뒤 리퍼링에서 유럽 축구에 익숙해졌고 잘츠부르크에서 에이스가 됐습니다. 다카는 2017년에 아프리카 축구 연맹(CAF)의 최우수 유스선수상을 수상했는데, 그런 유망한 유망주도 이런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고싶네요."

     

    "일본의 유망주도 유럽의 동향을 파악하고, 적절히 리그를 선택하기 바랍니다.오스트리아 1부는 12개 팀 중 5개팀이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같은 유럽 대회에 나갈 기회가 있으니 꼭 오스트리아를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커리어 밑그림을 그려 최종목적지부터 거꾸로 거슬러가면서 유럽 진출 첫 리그를 골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처음부터 유럽 5대 리그의 1부밖에 안 가겠다라는 스탠스는 어렵습니다. 지난번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유럽에서의 경쟁은 엄청나게 치열합니다. 아프리카나 북미의 유망주들 라이벌입니다. 국제적 경쟁의 현장에 들어간다는 각오를 하고 일본에서 왔으면 합니다.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경쟁 쉽게이기겠네'라고 생각하면 큰코 다칩니다."

     

    <일본축구와 유럽축구는 다른 스포츠인가?>

     
    이 문제의식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만약 어릴적부터 유럽에서 뛰어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될 익숙함의 문제일 것이다.

     

    원래 랄프 랑닉의 출현 이전에는 유럽축구도 이처럼 압박 강도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유럽축구계는 한가하게 손놓고 있지 않고 위기감을 갖고 제대로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을 뿐인 셈이다.

    일본 축구계도 생각을 멈추지 않고 , 유럽과 무엇이 다른지를 구체적 말로 만들어 지칭하다보면 반드시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우치다 아츠토와 사카이 고토쿠가 목소리를 높인 것도 J리그의 포텐셜을 믿고 유럽 정상에 근접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유럽의 3부리그 이상에서 감독으로 있는 일본인은 모라스 마사키뿐이다.


    '감독계의 유럽파'는, 앞으로도 일본과 유럽의 차이를 메우는 작업에 공헌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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