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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까지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 운동부 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폭넓게 논의됐다. 지난 23일 열린 ‘2021 체육주간 기념 학술대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5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일회성 개선안이 아니라 폭력 자체를 근절하는 단기 안부터 진로 폭을 다양하게 넓히는 중장기 안까지 거론됐다.

    단기 안으로 주목을 끈 것은 협의체 구성이다. 학생 운동부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폭력 근절에 모두 힘을 보태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생, 지도자, 부모, 교사, 교장이 협의체를 구성한다. 학교 밖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사법부, 대한체육회 등이 머리를 맞댄다. 이걸 잘 한 게 싱가포르다. 정호진 교수(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국립교대 체육교육과)는 ‘학교폭력없는 스포츠, 안전한 스포츠 환경:싱가포르 사례’라는 발제에서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체육회, 교육부, 사회가족부, 경찰청, 종목별 협회, 선수협의회, 장애인선수 대표단, 코치대표단, 법률대표단 대표자들로 구성된 세이프스포츠위원회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세이프위원회는 인식, 예방, 사건처리, 징계절차 등 4단계로 폭력 발생 및 예방을 위한 정책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평가 기준과 자격증 개선안도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송지환 교수(전주교육대학)는 “오직 성적과 메달로 자신의 성패가 결정되는 구조 속에서는 지도자와 학생 선수 모두 예민해지면서 폭력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평가지표 다양화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지도자가 지속적인 재교육에 이은 철저한 평가로 자격증을 갱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큰 제한 없이 누구나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다”며 “합격자 수를 줄이더라도 자격증 응시자격을 강화하고 지도자 능력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학습권 강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타깃이 된 것은 특기자제도다. 특기자제도는 사실상 대회 성적만으로 대학을 갈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정현우 위원은 “운동만 잘해도 대학에 가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며 “40년 전 마련된 제도다. 지금 상황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특기자를 뽑을 때 학업 성적 비중을 높인다면, 초중고는 학업을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 송지환 교수는 “학생선수는 조기 전문화 길로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며 “학생선수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과 운동 병행을 위해 시설, 환경이 선행적으로 완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춘옥 교사(인일여자고등학교)는 “좋은 운동 환경이 마련돼야 운동시간을 줄이고 학습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도자가 과학적인 선진 지도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지만 이를 지도자 개인 책무로만 보고 양질의 시설 완비가 선행되지 않으면 학습과 운동은 병행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학생선수의 진로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손지환 교수는 “학생선수가 나갈 수 있는 진로 폭이 너무 좁다 보니 심지어 동료도 경쟁자가 되고 지도자와 학생선수 모두 대회 성적에만 매달린다”며 “이런 구조를 개선해 진로 다양성, 직업 안전성을 높여야만 운동에만 매달리면서 체벌까지 감수하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로 다양화는 스포츠 산업화없이는 불가능하다. 스포츠를 산업화해야 돈도 돌고 일자리도 생긴다. 정부가 스포츠를 복지를 넘어 산업으로 보고 정책을 마련해야 탈출구가 생긴다.

    이날 축사를 한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학술대회를 통해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향후 정책을 반영하는 데 소중한 자료로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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